이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인지 알고싶다면 이 질문을 해보세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 일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일까?”, “내가 하는 이 일이 재밌긴 한데, 정말 나의 천직일까?”, “난 이것도 저것도 다 할 수 있긴 한데, 이게 정말 내 길일까?”라는 질문들에 대해 100% 확신을 가지고 대답할 수 없을거에요.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더더욱 개인의 열정과 취향을 강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할 일을 우선순위로 삼고 살아온 30년 인생에 이제 대뜸 열정을 찾으라고 한들, 그게 쉬워야 말이죠. 

못하는 것 없지만, 압도적으로 잘하는 것도 없는 저도 맨날 저 질문을 골 아프게 갖고 살아왔어요. 

오죽하면 친구들은 저를 닮은 동물로 고라파덕을 뽑아주기도 했습니다. 맨날 묻지 않아도 될 철학적 질문을 하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나는 뭘 먹고 살아야하는가’ ‘나는 왜사는가!!!!!!!!!!!!!’같은 질문을 머리 싸매고 한다구요. 언젠가 그 고민들이 우리 모두를 구할거라는 덕담을 마지막에 해줬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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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질문 중에서도 저를 제일 골아프게 했던 질문 중 하나가 “나의 열정은 무엇인가?” 였어요. 

저는 저 질문에 대답하기에 매우 안좋은 성향들을 몇개 가지고 있어요. 

몇가지를 예를들면, 저는 호기심이 엄청 많아요. 그러다보니까, 안해본게 제일 재밌어 보이거든요. 프로스트가 가보지 않은 길을 후회하는 사람이라면 저는 뒤로 빠꾸한다음에 다 가봐야 성이 풀리는 사람인지라, 전문성이 쌓일만큼 한 인더스트리에 오래 붙어 있지를 못한 경우가 많아요. 늘 반대편의 잔디가 더 싱싱해 보이는거죠. 그런데 뛰어댕기다보면 매번 새로운 것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할 경우가 많아서, 열정 = 새로운 것이 되어 버리니까 어려웠어요. 

또 다른 특징은, 자기 몫을 잘 못해서 민폐가 되는 것을 견딜 수 없이 싫어해서 일단 맡게되면 엄청 스스로를 채찍질 해서 열심히 한다는거에요. 그러면 그 어떤 일도 꽤 잘할 수 밖에 없어요. 대부분의 일들은 압도적인 재능이 필요하다기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잘 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렇게 거의 일한지 10년이 되어가는데, 저 스스로는 아직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어떤 일이고, 어떤 일을 정말 잘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을 했었죠. 

불과 얼마전까지 말이에요. 

저는 얼마전에 제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혹은 미래적으로 잘할 수 있는)일을 판별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준을 찾아냈거든요. 

제가 찾아낸, 자기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좋은 기준점은 

그걸 끝내주게 잘하는 사람을 봤을 때 질투가 나느냐에요.


저는 처음에는 제가 일을 잘하거나, 성공한 모든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질투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돈 많은 사람, 성공한 사람을 막연하게 부러워하는 것과 내가 잘하고 싶은 재밌는 일을 하는걸 잘하는 사람을 봤을 때, 욕이 나오는 것은 아주 다른 감정이더라구요. 

제가 이런 깨달음을 갖게 된것은, 저와 잘 맞지 않는 산업에서 일하면서(물류산업) 수퍼잼 스토리로 유명한 프레이저 도허티의 책 <나는 돈 없이도 사업을 한다>를 읽으면서였어요. 이 책의 영어 이름은 <48 hour startup>이에요. 말 그대로 48시간 안에 회사 하나 만들어 본다는 컨셉이죠.

물류산업은 업의 본질이 operational excellency에 있어요.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더 좋은 시스템을 갖춘 자들이 이기는 게임이죠. 근데, 제가 제일 약한게 operation이거든요.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이런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잘짜는 애들을 보면서 ‘우와~ 너 진짜 잘한다’ ‘너 슬라이드 진짜 이쁘다. 어떻게 이렇게 하냐?’ 이런식으로 감탄을 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책은 하지만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 더 노력해야지!’라는 마음은 잘 안들더라구요. 

그런데 도허티의 책을 읽으면서, 저는 줄곧 터져나오는 “ㅅㅂ… 아 나 ㅅㅂ…”라는 탄성때문에 책을 중간 중간 쉬어가며 읽었어야 했어요. 왜냐면 너무 질투가 났으니까요!! 

부러움은 좋아보이는 것이 나에게서 멀리 있을 때, 반쯤 포기한 상태에서 나오는 무력함에 의한 감정이라면,

질투는 좋아보이는 것이 나에게서 바로 손에 닿을만큼 가까이 있는 것 같을 때, 그것에 닿고싶은 초조함에서 나오는 굉장히 적극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해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질투가 났던 순간들은 꽤나 일관적이더라구요. 

큰 틀에서, 저는 마케팅과 사업을 잘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질투를 느껴요. 

그렇지만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ROAS, ROI를 몇퍼센트 올렸다는거는 신나긴하지만, 욕이 나오진 않아요.

그런데 발칙한 아이디어를 통해 성장을 해낸 이야기들을 너무 좋아해요. 위대한 기업을 세우거나 운영하고 있는 경영자들보다, 잘 팔릴 것 같은 물건을 예측해 내서 한가지만 보완한 후, 다양한 마케팅 텍틱을 이용해서 빠르게 팔아내는 사람들에 전율하죠. 막 그런 얘기는 들으면 초조해져요. 

피앤지에서도 피앤지의 Like A Girl같은 전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대규모 캠페인 만큼이나, 블랭크의 베게 사이에 계란 한판 끼어넣고 100명이 그 위를 밟고 지나가게 하는 캠페인이 저를 지리게했죠 (물론 볼때마다 눈물 또르르 흘르게 한건 Like A Girl이지만요.) 

또 여기서 들은 얘기인데 동남아의 이커머스에 마스크를 공급하는 가장 큰 셀러가 한국인이라고 들었어요. 이분이 코로나 사태를 예측한 것은 아니고, 중국 황사나 메르스 사태때의 교훈으로 언젠가 마스크가 대량으로 필요해진다는 것을 예측하고 몇년전에 마스크값이 똥값일 때 사무실, 창고를 가득 마스크를 채워놓고 파시던 분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뒷 얘기는 더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분을 ‘일론 마스크’라고 부르는데, 저는 일론 머스크가 화성을 가는것보다, 일론 마스크님에게 더 질투가 나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많은 일들 중, ‘정말’ 좋아하는 것들은 문제를 푸는 것이고, 사람과 연관된 것이어야하며 (vs. process), 10,000을 10,500으로 만드는게 아니고 zero to one인 것, 번뜩이는, 인사이트가 가득 담긴 아이디어, 그걸 일단 실행으로 해버리는 가벼움, 자율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것들을 좋아하더라구요. 


답은 강렬한 질투에 있었어요. 

‘아, ㅅㅂ 어떻게 저런걸 생각해내고 하지?’ 이런 느낌이요.

그래서 제 결론은 내가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 일인지 알 수 있는 좋은 척도는, 부러움이나 소프트한 호감의 감정이 아니고 강렬한 질투의 감정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롤모델도 너무 멀리 있는 우러러볼 사람들을 롤모델로 삼기보다는 (위인전은 이미 고등학교때까지 읽은걸로 졸업해야…), 딱 얘기를 들었을 때, 손가락이 꼬이고 질투로 배가 싸늘한 감각이 드는 그런 사람들을 롤모델 삼아 달려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하면, 훌륭한 사람을 우러러 보는것에서 그치지 않고, 딱 거기까지는 닿을 가능성이 더 커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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